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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w-ke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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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중, 마음의 사회학

‘통 속의 철학자’이자, 대낮에 등불을 들고 ‘인간’을 찾아 외치던 행위예술가이자, 평생 누더기와 겉옷 한 벌과 죽장을 하나 갖고 살았던, 자유로운 윤리적 인간의 원형 디오게네스. 플라톤이 ‘미친 소크라테스’라 불렀을 만큼 통념과 위선 그리고 야심에 대하여 통렬한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던 디오게네스에게도 자신이 칭송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누구였을까? 그것은, “막 결혼을 하려다가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 여행을 떠날 참에…

콘클라베

Conclave, 2024directed by Edward berger 확신. 확신은 통합의 큰 적입니다. 확신은 관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심지어 예수님도 마지막 순간에 확신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그는 십자가에 달려 고통스럽게 부르짖으셨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의심과 함께 손을 잡고 걷기 때문입니다. 만약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가 없을 것이고 따라서 신앙이 필요하지…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2016) 내가 사랑하던 ‘존재’가 냉동고에 들어가야 하는 ‘사물’이 되었다는 터무니없는 사실. 그 ‘사물’의 모습의 생경함, 그 와중에 처리해야 하는 장례 절차의 분주함, 그 후 계속되는 일상 속에서의 혼란, 죄책감. 소화되지 않는 얼굴들, 이유 없이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어떤 장면들. 상실을 공유하는 자들간의 연대의 희미한 가능성과 균열. 영화는 누군가를 잃고 난 후 남은 자들이…

불확실성

2025.3.23.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불확실하다. 알 수 없는 계절인 봄처럼 해결할 수 없는 불확실성도 있고, 해결할 수 있는 불확실성도 있다. 해결할 수 없는 불확실성은 무겁게 짓누르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그러나 해결하려면 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문제다. 나의 자유의지를 발휘해 그것을 지금 명료하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혹은 순리대로 불확실하게 놔두는 것이 맞는…

무한자기회귀

[Andrew Bird & Fiona Apple:]I don’t believe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To us romantics out here, that amounts to high treasonI don’t go in for your star-crossed loversIn the heart of a skepticThere’s a question that still hovers near [Andrew Bird:]For it begs the questionHow did I ever find youNow you got me writing love…

신변정리

2025.2.17. 로스쿨 3학년 시기, 모두들 시험이 끝난 후 무엇을 할지 희망찬 미래를 그려보며 힘든 시간을 버틴다. 밥을 먹고 나서 잠깐의 수다 시간, 친구들과 나는 대화 소재가 고갈되면 ‘자신이 작성한 변시 후 소망 리스트’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이미 서로의 소망 리스트를 익히 알고 있는데도, 처음 물어보는 것처럼 또 물어보고, 읊고 또 읊었다. 그들의 소망 리스트들은 대체로…

사랑은 낙엽을 타고

Kuolleet Lehdet,2023Directed by Aki Kaurismäki 당장 먹을 빵이 없어 며칠을 굶더라도 그에게 대접할 음식을 담을 새 그릇을 사게 하는, 급여일에 돈을 받지 못하는 처지여도 애처로운 털복숭이 강아지를 주저없이 식구로 들이게 하는, 잘 곳도 없는 빈털터리로 하여금 꽃 한다발을 사게 하는,  사랑이란.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Directed by Daniel Kwan Daniel Scheinert 내가 늘 세상을 밝게만 보는 건 순진해서가 아니야. 전략적으로라도 필요하기 때문이지. 난 그런 방법으로 살아남았어  제발 다정함을 보여줘. 특히나 뭐가 뭔지 혼란스러울 땐 이제야 깨닫지만 엉망이라도 괜찮아요. 얘도 저처럼 그 부족함을 메워줄 다정하고 인내심 많고 너그러운 사람을 우주가 보내줄 테니까. 니힐리즘에 대한 다정한 영화적 대답.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Plaidoyer Pour Les Intellectuels  둘째 날 강연 지식인의 기능 -Ⅰ. 모순 p.74 (…) 지금 당장 보편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이들은 우리에게 안도감을 줍니다. 왜냐하면 사이비 지식인에 의해서 보편적인 것이 이미 성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지식인- 즉 불편함 속에서 자기 자신을 괴물로 파악하는 지식인-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줍니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보편적인 인간이란 만들어나가야 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인식론적 체계의 불가능성에 대한 두 가지 대답과 그 난점

Essay___ 인식론적 체계의 불가능성에 대한 두 가지 대답과 그 난점 (회의주의 입장에서 본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아그리파 5트로펜’은 피론-회의주의자인 아그리파가 어떤 대상에 대한 참된 앎의 명제를 내놓았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주장에 내재한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정당화의 전략들을 논변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것은 1) 의견의 불일치(diaphonia), 2) 서로 다른 두 진리명제 중 하나의 참을 입증하는 근거제시요구의 무한소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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