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중, 마음의 사회학
‘통 속의 철학자’이자, 대낮에 등불을 들고 ‘인간’을 찾아 외치던 행위예술가이자, 평생 누더기와 겉옷 한 벌과 죽장을 하나 갖고 살았던, 자유로운 윤리적 인간의 원형 디오게네스. 플라톤이 ‘미친 소크라테스’라 불렀을 만큼 통념과 위선 그리고 야심에 대하여 통렬한 조롱과 야유를 퍼부었던 디오게네스에게도 자신이 칭송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누구였을까? 그것은, “막 결혼을 하려다가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 여행을 떠날 참에…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2016) 내가 사랑하던 ‘존재’가 냉동고에 들어가야 하는 ‘사물’이 되었다는 터무니없는 사실. 그 ‘사물’의 모습의 생경함, 그 와중에 처리해야 하는 장례 절차의 분주함, 그 후 계속되는 일상 속에서의 혼란, 죄책감. 소화되지 않는 얼굴들, 이유 없이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어떤 장면들. 상실을 공유하는 자들간의 연대의 희미한 가능성과 균열. 영화는 누군가를 잃고 난 후 남은 자들이…
무한자기회귀
[Andrew Bird & Fiona Apple:]I don’t believe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To us romantics out here, that amounts to high treasonI don’t go in for your star-crossed loversIn the heart of a skepticThere’s a question that still hovers near [Andrew Bird:]For it begs the questionHow did I ever find youNow you got me writing love…
사랑은 낙엽을 타고
Kuolleet Lehdet,2023Directed by Aki Kaurismäki 당장 먹을 빵이 없어 며칠을 굶더라도 그에게 대접할 음식을 담을 새 그릇을 사게 하는, 급여일에 돈을 받지 못하는 처지여도 애처로운 털복숭이 강아지를 주저없이 식구로 들이게 하는, 잘 곳도 없는 빈털터리로 하여금 꽃 한다발을 사게 하는, 사랑이란.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Directed by Daniel Kwan Daniel Scheinert 내가 늘 세상을 밝게만 보는 건 순진해서가 아니야. 전략적으로라도 필요하기 때문이지. 난 그런 방법으로 살아남았어 제발 다정함을 보여줘. 특히나 뭐가 뭔지 혼란스러울 땐 이제야 깨닫지만 엉망이라도 괜찮아요. 얘도 저처럼 그 부족함을 메워줄 다정하고 인내심 많고 너그러운 사람을 우주가 보내줄 테니까. 니힐리즘에 대한 다정한 영화적 대답.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
Plaidoyer Pour Les Intellectuels 둘째 날 강연 지식인의 기능 -Ⅰ. 모순 p.74 (…) 지금 당장 보편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이들은 우리에게 안도감을 줍니다. 왜냐하면 사이비 지식인에 의해서 보편적인 것이 이미 성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지식인- 즉 불편함 속에서 자기 자신을 괴물로 파악하는 지식인-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줍니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보편적인 인간이란 만들어나가야 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인식론적 체계의 불가능성에 대한 두 가지 대답과 그 난점
Essay___ 인식론적 체계의 불가능성에 대한 두 가지 대답과 그 난점 (회의주의 입장에서 본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아그리파 5트로펜’은 피론-회의주의자인 아그리파가 어떤 대상에 대한 참된 앎의 명제를 내놓았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주장에 내재한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정당화의 전략들을 논변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그것은 1) 의견의 불일치(diaphonia), 2) 서로 다른 두 진리명제 중 하나의 참을 입증하는 근거제시요구의 무한소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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